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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나누다./게이오에서 살아남기

[KEIO Univ.] 나는 무엇을 하고 싶었나

JUPJ 2020. 9. 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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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대학을 갔고, 대기업에 취직을 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0대를 그렇게 보냈는데, 취직을 하고 나니 뭔가 허전하더라.

 '내가 생각한 20대의 끝은 이런 모습이 아니였는데'

 

 1년 반 동안 8킬로가 빠져가며 땀흘려 일한 대기업에서 퇴사를 결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내가 허전하다고 느낀건지.

 

 그래서 내 청춘을 바친, 꿈 많고 패기로웠던 게이오 생활을 뒤돌아 보며 앞으로의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보려 한다.


 아마 나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생활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나는 대학생활을 통해 만들어진 나 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변화해야 겠다고 느끼는 것 또한 지금까지의 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시기를 버텨내고 이겨내 왔던 과거의 나를 보며 조금이나마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다면, 지금의 나로써는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기억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퇴색이 되고, 결국 뇌 언저리에 조각처럼 남겨지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회상하는 이 기억 또한 기억의 조각 중 하나일 뿐이다. 히요시의 푸른 은행나무, 그리고 그 사이로 갈라지는 햇빛, 무겁고 축축한 교실 냄새, 부산스럽게 떠드는 게이오생들의 소리까지는 내가 다 담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조각들은 내 기억 속에 남아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의 히요시로 남아 있다. 그 기억의 단편을 거슬러 올라가, 꿈 많고 패기로웠던 나의 20대 초반을 지금의 내가 찾아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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